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우리나라 옛날 속담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의 뜻은 원래 뭐……. 집안에서 남성이 발언을 해야지 여성이 발언하면 안 된다.라는 요즘 시대에 말하면 위험한..^^;; 매우 마초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만, 이 말을 조금만 더 뒤집으면 현대에서 좋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속담인 것 같습니다.

CEO라는 직위.

 CEO는 여러 가지 타입이 있을 수 있습니다. 리더십의 타입이 여럿 있듯이 CEO도 여러 가지 타입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마키아벨리즘에 따른 강한 폭군 형과 질주 형, 일단 저지르고 보는 형 등 여러 타입이 있고 최근에 많이 유행하는 소통 형. 즉 팀원들의 생각을 반영해서 하는 타입. 그리고 신중 형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타입이 중요하기 보단, 팀원이 어떤 성향의 팀원이 많으냐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타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사실 어떤 타입이 좋다, 나쁘다 에 대한 생각은 없습니다.

회사에서 의사결정이란,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의 약자로 최고 의사결정권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어떤 회사의 사안에 대해 가부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여러 가지 의미로 확대해석 할 수도 있고 그 외에 다른 일들도 할 수 있습니다만, 주로 하는 일은 저 의사 결정입니다. 이 의사 결정은 정말 중요한 일인데요. 의사 결정이 잘못되면 잘나가던 회사도 순식간에 망할 수 있고 흥하게 될 수도 있는 요소입니다. 우리가 보도 자료들을 통해 접하는 OO회사가 OO을 하기로 함. 이라고 뜨기 위해서는 거의 대부분 반드시 (무조건 CEO가 하는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만) CEO를 거쳐서 진행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iPhone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KT의 대표이사가 승인을 했기 때문에 들어올 수 있었겠지요.
이 iPhone이 국내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못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때문에 만약에 실패하게 되면 그에 따른 '승인' 결정을 내렸던 CEO가 모든 책임을 가지고 이사회에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성공하게 되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겠지요. 바로 이 책임, 책임이라는 것 때문에 의사결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급여도 많이 받는 것이랍니다. ^^;

 암탉은 누구인가.

 그런 CEO들 중에서도 무능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진상 CEO들도 많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최악의 CEO는 바로 '귀가 얇은 CEO' 입니다.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못하고 주변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등의 소리에 허우적거려 한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어가지 못하고 방향키를 잃어버린 배처럼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하는 CEO입니다.

 그런 CEO는 대체적으로 책임 전가도 능한 편이 많습니다. 조직 내의 불화를 팀장급이나 다른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많고 스스로는 유약하며, 공은 타인이 세웠지만 자기의 공으로 돌리려는 사람 또한 많죠.

 옛날 삼국지에서도 유비의 아들인 후주 유선의 경우에도 황제의 신분으로 환관 황호의 말에 의지하여 나라를 이끌다가 결국 촉나라를 망하게 했었습니다.

 문제는 이 옆에서 말을 해주는 것을 수긍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사실 어쩔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유비는 제갈량의 말을 들어 나라를 세웠다는 점에서 단지 옆에 있는 사람의 말을 잘 들으면 망한다는 논리는 모순에 봉착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저 귀가 얇은 CEO의 전제조건은 바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가, 안되는가를 몰라보는 사람' 이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바로 이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암탉입니다.

 CEO는 항상 사람을 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상 도움이 되는 사람은 대부분 귀에 거슬리기 마련입니다. 옳은 소리만 하거나, 비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실 주변에서 미움도 받고 (제갈량도 실제로는 굉장히 많은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CEO에게 어찌 보면 좀 거슬리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항상 칭찬만 하고 귀에 좋은 소리만 하기 때문에 순간 적으로는 아주 좋을 수도 있지요.


이런 CEO가 위에 있다면 당장 그 회사를 나와라

 옆에 누가 있건 없건 일단 귀가 그냥 얇은 사람은 위험합니다. 어떤 일이 있으면 그 경중도 파악하지 않고 곧장 누군가에게 가서 그 일에 대한 여부를 물어보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책임을 질 자신이 없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는 것이 아닌, 몇 명에만 치중하거나, 혹은 한사람에게 의지해서 운영하는 사람도 위험합니다. 그 사람은 황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좋은 소리만 골라 하는..

 마지막으로 옆에 암탉의 말을 들을 때 무비판적으로 듣는 사람도 경계해야 합니다. 이 사람은 유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마치며

 안타깝게도 저도 귀가 얇은 편이긴 합니다. ^^;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저보다 좀 더 심한; 저런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귀가 얇은 것은 사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다면 해결될 수 있으나, 그런 좋은 사람을 얻기란 사실 쉽지도 않은 게 사실이니까요. 확률 적으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결국은 스스로가 대답을 내릴 수 있는 CEO가 보다 좋은 CEO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속담은 이제, '실제 결정권자가, 스스로가 아닌 자신의 측근에만 의지하여 그가 하라는 데로 의사결정을 하기 시작하면 그 회사는 망한다' 라는 의미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 6개:

  1. 트랙백이 있어서 들어와보았습니다.

    아마도 속담과 연관된 글이어서 트랙백을 보내셨나보네요 ^^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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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업하는데는 근성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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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글입니다. ^^ 저도 귀얇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 해야 겠습니다.



    강직하지만 때로는 주변의 말도 귀기울일줄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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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귀가 얇다... 고쳐야 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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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리더의 자질 늘 생각하던 문제인데 다시 환기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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