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1일 토요일

떨어지는 것에 대하여.

 

 

 뉴튼이 발견한 중력이라는 것은 참 고맙지만서도 안타까운 법칙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날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이 중력이라는 녀석때문에 날질 못하죠. 하지만 이 중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지구에 발을 붙이고 우주로 튕겨나가지 않고 살 수 있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 중력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전에 스스로 중력을 이용한 놀이기구를 많이 만들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시소와 미끄럼틀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모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놀이기구죠. 개인적으로 이런 놀이기구를 굉장히 선호하는 편이라서 좀 싸이코같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만....

 

 옛날부터 사람들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바빌론의 공중정원, 이카루스의 날개 같은 이야기들이 말해주듯 또한 지금도 강열한 열정과 힘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분들을 보면 역시 보편 대부분의 사람은 위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이 "위에 있다"라는 것은 참 힘이 듭니다. 에베레스트를 올라가는 과정.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 바빌론의 실패 등을 보더라도 참 위로 올라가는 과정은 어렵고 힘겹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과정을 넘겼을 때 얻는 희열, 감동을 위해 사람은 지금도 끝없이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이 올라간다는 것은 비단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만을 지칭하진 않습니다. 생각하는 힘, 지식들도 이와 같습니다. 어느 수준까지 지식을 응용하는 과정으로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더 그 과정이 괴롭고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사가 괜히 어렵겠습니까. 어느 분야에서 프로가 된다라는 것은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내려오는 것은 굉장히 쉽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미끄럼틀같은 경우도 올라가는 것은 중력을 역으로 이겨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건 허무할 정도로 쉽죠. 모든 것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참 웃깁니다.

 

 불과 몇 주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에 떠도는 수 많은 이슈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학습해서 나름대로 어느정도 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정말 몇 주 동안 전혀 다른 일들에 신경썼더니 이제는 까막눈이 되어버렸네요. 또 제가 즐겨보았던 문학 작품들에 대해서도 이제는 가끔 아리송해지기도 합니다. 사람이란 이런 것 같습니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만 내려오는 것은 굉장히 쉽네요. 예전에 어떤 만화를 보았는데 그 만화에 이런 말이 나오곤 합니다. "1개월 동안 공부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1주일이면 충분하다" 라고요. 1개월동안 미친듯이 공부한 것들도 1주일이면 모두 까먹을 수 있다는 것, 참 무서운 말인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더 무서운 것은 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아서 자기 자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잘 못느낄 때가 많다라는 것과 이미 인식했을 때는 벌써 엄청나게 내려와 버렸다는 것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편하다는 것이겠지요.

 

 프로라는 것을 가지고 다른 여럿의 조건이 있겠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조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떨어지는 것보다 올라가는 것을 갈망하는 것"

 

저도 지금까지 참 많이 내려온 것 같습니다. 요즘 이래저래 일이 많이 터져서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보니 정작 진짜 제 분야에서는 많이 하락한 것 같네요. 오늘부터라도 다시 열씸히 달려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오늘도 올라가고 계신가요? 혹은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내려가고 계신가요? ^^

 

 

 

 

ps. 사실 예전에 아는 친구의 싸이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대해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그 친구 싸이에 다시 갔는데 제가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식의 논리를 전개했을까 (부끄럽지만 생각보다 뛰어났습니다! ^^;;) 스스로가 궁금해 지더군요. 그리고 문득 저 위의 글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ps2. 요즘에 블로그를 참 오래 쉬고 있었습니다. 사실 떡밥 글 주제들을 굉장히 많았는데요, 티맥스, SK 설명회, KT의 행보 구글의 행보 등 참 여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블로그를 쉬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일희일비하지 말자. (의미는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ㅎ)

 

 

 

 

댓글 4개:

  1. 화를 내고 있는사이(즉 일희일비하고 있는 사이)에 저는 내려가고 있더라구요.

    신경 안쓰려고 해도 어영부영하다 또 신경쓰고..참 그렇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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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 지론이 '인생 잘되는건 어려워도 좃되는건 순간이다.' 입니다. 정말 오르긴 어려워도 내려가는건 쉬운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 블로깅에도 공감합니다. 저도 택규로 블로그를 옮기면서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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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올라가는 것을 갈망하는 것이 프로라는 말....음, 있어보이네요.. 저작권있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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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요즘 다시 전공공부를 하는데 죽을 맛입니다 ㅠㅠㅠ

    저는 보통 러닝머신에 비유를 하는데, 중력도 있었군요. 하긴 날아오르는 것이 죽어라 뛰는 것보단 멋지네요 :D



    제가 블로그에 끄적여 놓은 글을 읽어봐도 그렇더군요. 발전은 커녕 퇴화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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