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7일 월요일

빅브라더가 아닌 올브라더가 오지 않을까?

 

 

최근 제 친구가 싸이 방문자 추적기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저는 그냥 단순하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술이 따로 없더군요.

 

일단 한번 로그인 해본 사람이 그 싸이에 들어왔을 경우 아이피를

기억해서 그 이후로 로그인 안하고 그 싸이에 가도 누군지 남고,

지역까지 남는가 하면 시 분초까지 모두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흠짓했습니다;

사실 저도 최근 헤어진 여자친구의 싸이에 가끔 들어가곤 했거든요

혹시 그 애가 추적기를 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괜히

민망해지고 부끄럽고 그러더군요 (그 애가 진짜 달았는지 안 달았는진 모르겠지만요)

 

 

빅브라더(Big Brother),

죠지 오웰(George Orwell)이 썼던 <1984> 이란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중앙의 거대한 권력이 사회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통제하는 그런 현상을

일컷는 말입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댓글이라던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제를 가함으로써 빅브라더가 오는 것이 아니냐, 라는 말을 많이 썼었죠

 

실제로 빅브라더는 힘든 게 아닙니다.

지금도 가능하죠, 지금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정도로..말이죠 ^^;;

서버 로그를 분석해 보면 사람들의 온라인 일 거수 일 투족을 모두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빅브라더를 하나의 중앙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모두라는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비켜나가서

 

싸이월드의 성공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많은 분들께서 아시다시피 바로 "훔쳐보기"의 매력도 있었습니다.

중앙도, 거대한 무언가도 아닌 바로 내 옆집 사람, 내 친구,

헤어진 옛 연인 등이 그 사람의 싸이에 와서 최근 근황, 사진 등을

보는 재미였죠

 

덕분에 서두에 말한 것처럼 방문자 추적기가 생겼고요

방문자 추적기는 크게 사회적 이슈까진 되지 못했지만

지금도 엄청난 수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논란도 있고요

 

이젠 저라는 개인도, 어느 정도의 비용과 시간만 투자하면

저에게 누가 오는지, 저의 정보를 누가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거고

그걸 이용해서 악용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싸이월드에서는

방문자 추적기를 금지하는 것이고요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빅브라더는 사실상 경계해야 할 타깃이 하나이기 때문에

비껴가고자 한다면 비껴갈 수 있는 행동방침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계해야 할 타깃이 하나가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

그것이 행여나 제 친구라면, 그래서 제가 하는 행동 일 거수 일 투족을

제 친구, 제 부모님 혹은 그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생각만해도 무섭네요 ^^;;

 

트루먼 쇼라는 영화를 아십니까?

트루먼이란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과정을, 트루먼이란 사람은 모르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드라마 식으로 방영을 한다는 설정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충격적인 영화 이자 감명 깊게 본 영화인데요

트루먼 쇼를 보고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죠 ^^; 혹시 내가 트루먼이 아닐까.

내가 컴퓨터로 동급생 게임(18세 입니다 ^^;)을 하는 사실을 혹시나

내 학교 짝꿍이 알면 어쩌나, 내 생활이 누군가에게 실시간 생중계되는 건

아닌가 악몽에 시달렸는데

 

이제는 잘하면 정말 그런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훔쳐보는 욕망이 사람들에게 있는 이상,

빅브라더는 앞으로 정부나 거대한 권력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그 개념을 확장해야 하고, 그것을 경계하고 막던가 혹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라면 그것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미리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전 이것을 올브라더(All brother)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것에 대한 대안 책도 구상을 해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싸이나 네이버에 보면 그 사람의 다른 댓 글을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무서운 기능입니다.

 

 

얼마 전에 보니 기사는 그냥 훈훈한 기사였고, 댓 글도 훈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댓 글의 댓 글에 "이 사람 다른 댓 글을 보니 정치적 성향이 보수당이다. 그러므로

이 사람 의견은 쓰레기다" 라는 식의 댓글도 있더군요

 

 댓글을 보고 살짝 소름이 끼쳤습니다 ^^;;

 사람의 댓글 하나로 정치적 성향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유추하고 그걸로 비방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섭더군요

그래서 전 댓글을 작성하지 않습니다.

 

물론, 연결을 끊어 놓을 수 있고 감출 수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누군가의 과거 정보를 볼 수 있다면

중앙이 나를 감시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들이 저를 감시하는 것도

결코 먼 미래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현상은 따로 막기가 참 힘든 부분입니다.

정말 예민한 이슈가 아닐 수 없죠

판도라가 상자를 연 이상 더 많은 정보에의 욕망이라는 은밀한 감정이

언제나 사람 주변에 머물 테니까요 그렇다고 이것을 막자니,

자유라는 가장 소중한 인간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 일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이것을 어느 정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글은 쓰되, 답은 쓰지 못한 글이지만

제 머리로는 어떻게 딱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네요 ^^;

그래서 한번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행여나 제 생각이 기우일수도 있으니까요 ^^

 

 

 

댓글 3개:

  1. 싸이 추적기 무섭습니다 정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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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문화관광체육부의 블로그(거) 지원 어떻게 바라봐야?
    문화관광체육부의 블로그(거) 지원 어떻게 바라봐야? 당찬 블로그칵테일의 새로운 서비스, "With Blog"에 거는 기대 * 아래 글은 "한국광고주협회는 재벌기업과 조선일보 시다바리??"라는 글의 연속입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었다는 "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라는 한국블로그산업협회의 이벤트(블로거지원사업 공모)를 기억하십니까? 한동안 올블로그나 다음 블로거뉴스, 여러 블로그 등에 이를 알리는 배너가 달리기도 했었죠.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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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기술이 발전할수록 옭아매는 건 나날이 심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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