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7일 금요일

인터넷 마케팅은 쉽다? 어렵다? 그 정답은?



 사실 저는 예전에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남자 액세서리 쇼핑몰이였는데요...... 나름 잘 나갔습니다 ㅎㅎ 매출도 있었고 친구와 함께 했는데 둘이서 충분히 투자 금 뽑고 먹고 살만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그만 두었습니다.

 

왜일까요?

 

 쇼핑몰이라는 게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경 써야 할 것들, 마케팅, ROI 수치에 희비가 엇갈리는 그런 상황이 너무 싫었고 운영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충분히 배우지 않았나 싶어서 몇 개월 만에 친구와 깔끔하게 정리를 했습니다. (결코 안 팔려서 망한 게 아닙니다 -_- 정말 접은 거라고요..ㅠㅠㅠ)

 

 그 이후로 저는 쇼핑몰 관련 마케팅 책은 보면서 그냥 우습기만 했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적어놓고, 정말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일을 당연하다 싶게 적어놓기도 하고, 그런 책들을 보면서 참 사람 여럿 망쳐놓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작업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죠. 네이버는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쇼핑몰을 하려는 친구들이 생기면 속된 말로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립니다. ^^;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얼마나 골 아픈지 아느냐 절대 하지 마라 라고 말하고 정말 하루의 100%를 쇼핑몰에 한 6개월 가량 투자할 생각이 없으면 하지 말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위드 블로그에서 "인터넷 게릴라 마케팅" 이라는 책의 리뷰가 있길래 신청해보고 당첨이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을 받아 들고.. 두께도 두껍지 않고 천천히 읽어볼까 하다가 중간에 아는 내용도 많고 해서 술술 읽어버렸습니다...... 커피숍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중에.. 그리고 지하철에서 읽다 보니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네요. 이야기 자체가 서술 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 편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저자의 위트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최신 그림들이라 이질감을 느끼지도 않아서 잘 읽어 내려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책을 받아 들고 도입부는 역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자가 이 쪽 계열로 실제로 컨설팅을 많이 해준 것 같아 그런 사례를 가지고 쓰니까 잘 읽히더군요. 쇼핑몰을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쇼핑몰을 하시려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마지막에 '소호 창업의 실제' 부분은 정말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하지 마라. 이 부분이 뭐 다른 책들처럼. 비꼬거나 우회해서 결국 "해라" 라고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정말 하지 마라...부탁할게"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아까 읽으면서 피식하기도 했고 저자의 마음도 알 것 같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역시 기존 책의 포맷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창업을 하시려는 분들은 알아두셔야 하는 게 - 사업가는 모든 면에서 잘해야 합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99% 정도 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을 고용하는 것이고 협업을 하는 것처럼, 컨설턴트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케팅에서도 여러 분야로 나뉩니다. 그 말인 즉 슨 사실 한 명이 이렇게 마케팅의 모든 부분에 걸쳐 전문적인 내용을 써넣기란 쉽지 않죠.

 

 이 책도 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초반에 전략을 설계하고 방향을 잡는 부분은 사례도 많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납득하기도 쉽고 내용도 좋습니다, 이 책의 서두에 나온 것처럼 당장 실무에 응용해도 될 법한 내용들이 좀 많아서 유익하다 싶었는데, 뒤의 블로그 마케팅 부분과 몇 가지 부분에 들어가니까 좀 빠진 내용도 많고 "해봤던, 그리고 분야가 다르더라도 하고 있는"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 어설픈 내용도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 부분은 초판 부분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는지 옛날 내용이 최신 내용과 겹치는 부분도 좀 있고 극히 최근인 저작권 관련 (이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부분은 빠져있는 게 좀 아쉽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시 여기도 엄청 어려운 것들을 쉽다라고 써놓는 건 좀 여전 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전 세스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 라는 책을 보고 다시는 읽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 보랏빛 소, 있으면 좋죠. 참 좋습니다. 하지만 만들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나마 보랏빛 소는 뒤에 어느 정도 그런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프레임 워크를 아주 조금 제시하긴 했지만 이 책에서는 좀 막무가내로 도전하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중간에 모터보드 동영상이 네이버 붐에 올라서 15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라는 예시가 있는데요. 이거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단 몇 줄에 풀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 책의 그 몇 줄이 진짜 그 게시물이 나온 진짜 이유라면 그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뽀록"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버즈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과 트렌드 조사 그리고 로케이션 분석 및 수 많은 작업이 기반되고 제작에 있어서도 심혈을 기울여서 하곤 합니다. 사실 이제와서는 돈이 별로 투입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돈이 투입이 거의 안 되었던 케이스는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이 뽀록이였습니다. 나머지는 꽤나 많은 돈이 투입이 되었죠. 대표적인 실패이자 성공 예시가 예전 담배 브랜드인 WIGO 였죠. 브랜드가 런칭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WIGO 담배 브랜드


 때문에 유명해 졌기 때문에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 반면에 확실한 성공 케이스는 나트라케어의 생리대 태우기 동영상 사례가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 동영상이 뜨고 퍼지자 마자 매출이 급상승 했다고 하네요. 이것들이 과연 그냥 대충 하다보니 되었을까요? 아뇨, 아닐 겁니다. 단순하게 업체 명을 숨기고, 유저가 직접 만든 듯한 뤼앙스, 상업적인 티 안내기 정도로는 씨알도 안 먹힙니다.


 

 이게 정말 어려운 것인데. 이런 책들을 보는 ceo들은 마케팅 부서에 이런 것들을 마치 아주 쉬운 작업인 냥 시키기도 합니다. 그럼 마케팅 팀원들은 그야말로 죽어나는 거죠 ^^;; 스토리 텔링, 원 페이지 인쇄 광고 이런 것들은...... 정말 엄청난 크레이티브를 요구하고 엄청난 지식 노동을 강요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게 '바이블' 은 아니니까요. 아마 제 생각에, 인터넷 마케팅의 모든 방법론에 대해 자세히 적어놓은 책을 만들려면 이 책의 두께의 10배는 되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세스, 예시 이런 것들이요 그리고 10명 이상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이 되어야겠죠.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전 이 저자의 말투가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적당히 건방지면서 적당히 요점을 꼽는. 제가 사람들에게 쇼핑몰 말릴 때 하는 소리가 다 들어있어서 그것도 적절한 예시가 좀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부분은 정말 실무에 당장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내용이 많습니다.

 

 저도 현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제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 정도로 그래도 간만에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내용: ★★★☆☆

 - 좋은 내용과 부실한 내용이 확연히 차이 난다는 점은 저자가 그만큼 좋은 내용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합니다. 즉 좋은 내용 부분은 정말 말 그대로 "좋습니다" 그리고 부실 한 내용보단 좋은 내용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가독성: ★★★★☆

 - 저자의 서술 구조라던 지 어문 체가 편하게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대화 하듯, 블로그 글을 읽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소장성: ★☆☆☆☆

 - 사실 마케팅 관련 책들은 유행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이런 계열 책은 아무리 좋아도 소장성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마케팅의 역사나 트렌드에 대해서 아- 주 자세하게 다뤄서 한 권으로 모조리 과거의 트렌드를 접할 수 있게 하지도 않았고요. (물론 어느 정도의 트렌드는 실려있습니다)

 

가격: ★★★☆☆

 - 전 국내 책 값은 여전히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

 




댓글 6개:

  1. trackback from: 라디오스타의 알림
    인터넷 마케팅은 쉽다? 어렵다? 그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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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
    . . . 블로그 마케팅의 장점은 큰 돈 안들이고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일단 관심있는 사람들이 직접 정보를 찾아보기 때문에 타깃팅이 확실하게 되는 편이다.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특정 유형의 블로그를 즐겨 찾기 때문에, 블로거 입장에서는 전문화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난 두서 없잖아. 난 안 될거야, 아마)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프로슈머 입장이 강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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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런 류의 책은 본문에서 말씀하신 듯이 '기존 책의 포멧'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대중이 아닌─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그다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점점 안 보게 되는 군요.



    그래도 문체가 좋다니 한 번 참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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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모든 사업이든 마케팅이든간에 많은 뒷작업이 필수인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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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경험이 있어 반가운 맘에 흔적 남기고 갑니다. ^^ 쇼핑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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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인터넷 이라구해서 쉽지만은 않은거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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