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30일 토요일

노무현의 재발견




 사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그 분을 그렇게 지지하지는 않았습니다. 뭐 가끔 비판도 하기도 했었고 몇 가지의 이슈는 제가 개인 적으로 생각하는 이념과 달라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요. 저는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때는 어렸기 때문에 사실 상 제가 정치에 막 관심을 가졌을 때가 노무현 정부 때였고 그 분이 얼마나 대단한 길을 걸어왔는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가 아주 당연한 정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 그렇게 비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권이 바뀌고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정부가 얼마나 좋았던 정부였는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소통이 전혀 없고 그저 자기만을 따르라는 그런 식의 움직임이 얼마나 큰 부작용으로 작용을 하는지, 제가 직접적으로 전두환이나 박정희 시절 때를 겪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때 국민들이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알 것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인터넷에 큰 관심을 가지다 보니 문화 인류학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곤 합니다. 어떻게 인류가 발전해왔고 정보가 어떻게 유통되고 흐르게 되었는지 옛날 책들을 통해 알게 되는데요. 결국 정보라는 게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이제는 옛날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보가 사람들의 삶에 유입이 되면서 삶의 양상 또한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프로추어의 다양화가 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합성어로 완연한 프로는 아니지만 프로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진 아마추어 계층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이 프로추어 계층은 물론 경제나 사회 전반 적인 부분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네르바가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국민들의 지식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정부는 필연적으로 예전과 같이 어떤 정책을 펼 때 예전에는 소수의 지식계층, 교수나 인텔리들의 비평이나 의견만을 들었습니다만 이제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그 정책을 이해하고 비판하게 되는 사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치 기업이 예전의 노동자 착취를 통한 성장에서 노조가 탄생하고 노사와의 화합을 통하는 식으로 발전한 것처럼 정부도 국민들 전채와 소통해나가는 식으로 바뀌어야 하는데요

 

 여기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가가 바로 발견되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통을 매우 중요시 여기셨다는 점입니다. 대화를 통해, 토론을 통해 때로 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렇게 정책을 진행해 나갔고 국민이 우선이 되는 국가를 만들고자 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그와 전혀 반대로 다시금 국민과의 소통을 하지 않음으로써 마치 기업이 노사가 공통된 합의를 이끌지 못하면 파업이나 그런 수단으로 경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정부 역시 국민들과 대화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불협화음이 나고 삐그덕 거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명박을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그의 정책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비판만을 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왜냐면 그의 정책 중에서도 가만 보면 좋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렇게 보는데 문제는 국민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으니 이게 왜 하는지, 우리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오는지 전혀 모르고, 명백히 잘못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오류로 말미암아 시행되는 것이 너무도 가슴 아프고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인간 이명박이 어떤 분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좋은 분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대통령 이명박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을 해봅니다. 일단 시대를 너무 잘못 읽고 있다는 점과 흔히 말하는 대세를 따르지 못하는 대통령은 결국 혼자 바둥바둥 거리다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것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혁신을 통해 새롭게 게임의 룰을 바꿔가는 사람이 있고 또 하나는 그저 그 대세를 읽지 못하고 발전하지 못하는 케이스 인데 이명박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후자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한 게 트렌드도 대세고 나발이고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게 어떻게 대통령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다 아시는 내용이시라 믿습니다만 너무 답답해서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덧으로 하나 붙이자면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얼마나 많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하나 건방지지만 당부를 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단순히 슬퍼하는 차원에서 벋어나 그 분의 죽음으로 우리 스스로가 권력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권력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것을 잘못 휘둘렀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지 권력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 배웠으면 좋겠고 앞으로 새롭게 한국사회를 만들어 나갈 우리들이 이 권력이라는 이름 앞에 초연하고 바람직한 자세를 배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 정부가 참 그립습니다. 이미 늦었지만요.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댓글 4개:

  1. trackback from: 쥐새끼의 봉하마을 조문, 高차원的 전략!
    눈썰미 있는 사람은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이 올라가는 카테고리는 '정치'가 아니다. 아무튼 찍찍이 이명박이 봉하마을로 내려갈 뜻을 밝혔다고 한다. 조문을 한다면 봉하마을에 가서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나... 야, 정말 찍찍이 머리 좋다는 걸 새삼 느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찍찍이는 비슷한 점이 있다. 고학을 했고 머리가 똑똑했다는 것과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에 투신했다는 것인데, 한겨레21이었나... 찍찍이 당선 당시에 "이명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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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건 그 때 모르고 잃어버리고 나서야 좋다는걸 알아버린다는 옛말이 딱 지금이네요-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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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부디 소위 냄비근성이라는 것으로 잊혀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현 정부는 '정치'라는 것을 너무 모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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