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9일 일요일

내가 생각하는 UX에 관하여

 

 

 제가 가장 처음으로 UX라는 분야를 알게 된 것은 I.A(Information Architecture)라는 분야를 공부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기획 분야도 굉장히 여러 분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당시에 제가 어떤 분야에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게 바로 이 I.A 였었죠. 처음에는 공부하는데 무지 힘들었습니다. SK C&C 다니시는 분에게 I.A 산출물 받은 다음에 베껴가면서 공부도 하고 그때는 책이 오라 일리에서 나온 녹색 그 무서운 책... 밑도 끝도 이름도 아무것도 없이 제목이 그저 Information Architecture... 아 그 백곰 진짜 친구 먹을 뻔 했습니다. 안녕? 반가워 하고 인사할 뻔 했죠. 근데 승질 나는 것은 그 책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말 피 토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계속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책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UI 분야도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뭐 혼자서 열심히 는 하지만 사실 제가 어떻게 딱히 주도해서 프로젝트를 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말 그대로 기획을 하는데 그때 이제 처음으로 UX라는 것을 전반적으로 방법론들을 들어가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뭐 잘 아시겠죠? 페르소나 만들고 모델이니 정보 구조 흐름도, 사용자 인터뷰 등등등등등 이것 저것 했는데, 그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 했습니다. 사람들이 전혀 안 쓰더군요. 왜였을까요? 제 생각에 저도 사이트를 쓰다가 가끔 어려웠던 것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유저들에게 굉장히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업을 하면서도 사실 망설였습니다. 물론 정량적으로 분석해서 하면 분명히 이 해답이 맞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 생각엔 이게 아니다라는 것이었죠. 그렇다고 제가 어떻게 반박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조사한 자료였으니까요. 그래서 작업을 했는데 결국 혹시 가 역시가 되었죠.

 

 그 한번의 뼈저린 실패 덕분에 저는 그 회사에서 잘렸고;(그 프로젝트 담당했던 사람 대부분이 나왔죠 와하하 제 인생 최단기 입사기간이 되었었습니다. 신입이라 안 잘릴 줄 알았는데..크흑) 다른 회사를 알아 보던 중, 프리랜서로 어떤 홈페이지를 작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제 스스로의 자존 감의 회복을 위해 그냥 대충 만들자고 했던 그 홈페이지에 (심지어는 돈도 얼마 받질 못했는데!) UX 방법론들을 적용해서 작업을 했습니다. , 그때는 좀 제 스스로의 주관을 섞었습니다; 나름대로 정성적인 방법까지 추가한 거다! 라 고는 말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작업을 했었고, 뭐 적어도 망한 사이트가 되진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UX에 있어서 방법론을 통해 나온 자료들은 그저 참고 자료일 뿐, 결국 사용자가 얼마나 편리하게 쓰느냐는 기획자 자신이 얼마나 그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과 매치 시켜서 생각했던 방향이 옳은지 나쁜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벤치 마킹이 필요한 것이겠죠. 벤치 마킹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고, 그냥 평소에 이런 저런 여러 사이트들을 가감 없이 겪어 보고 스스로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을 하는데 자기 자신 스스로가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안되죠.

 

 뭐 당연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실을 알기 위해 저는 회사에서 잘렸다는 가슴 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제가 나름대로 I.A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던 차에 저도 모르고 있던 건데 저 스스로가 은근히 사용자들, 혹은 이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을 좀 내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죠. "너희 따위가 이것을 알겠냐. 나 같이 이런걸 연구하고 조사하는 고명한 사람이나 알지 흥 천박한 것들!" 뭐 이런 거? (좀 오버했습니다만) 즉 좀 건방졌다는 거죠.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이 무식한 것들 이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그러니 이상한 결과가 나오고 매우 어려운 사이트가 탄생하더라고요; 그때는 다른 사이트들을 봐도, 딱 봐도 좀 촌스럽다 하는 사이트는 3류 사이트라 치부해 버리며 벤치 마킹조차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친구 한 명이 의외로 촌스러운 사이트가 디자인은 나쁠지언정 사용하기엔 편리하다 혹은 익숙하다 라는 말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따끔하게 충고를 한 뒤부터 그 어떤 사이트도 우습게 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 보면 의외로 아직 저런 사고 방식을 가지신 분이 여럿 있더군요. 의외로요. 뭐 굳이 그것을 잘못되었으니까 고치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 방식이 따로 있을지도 모르니 제가 그것을 괜히 참견하는 것은 역린을 건드린다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UX 종사자는 제 개인적인 생각에, 공무원과 같습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그 아무 도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것, 우리나라 그 어느 일반 유저도 어떤 사이트에 들어와서 "아 이 사이트 예쁘다" 라고 생각할지언정 "이 사이트 UX가 아주 제대론데!?" 하고 감탄하는 유저는 없습니다. 바로 가장 밑단에서 보다 "우리는 고객님들이 부족하신 것을 채워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로 된, 게다가 영어고 알파벳 'X'가 들어가서 좀 있어 보이는 학문인 UX(저만 그런가요 ㅎㄷㄷ;;)는 가장 막노동이고 가장 많은 서비스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어떤 사이트도 우습게 보면 안 되죠. 오히려 삼류처럼 보이는 사이트들이 가장 '표준화' 된 사용 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오히려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서, 불편하다 와 익숙하다라는 말을 구분 지어서 생각해주세요.

 

 불편한 것은 로그인 창이 왼쪽이냐 오른쪽이냐가 아닙니다. 나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편리하다는 댓 글을 입력하는데 확인 창이 왼쪽이 있냐 오른쪽에 있냐가 아니라 나에게 참 익숙하다 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익숙하지 않은 것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뭐 개인적인 잡소리 였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가 정리한 자료들을 좀 올려서 다른 분들과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참에 스터디라도 만들어 볼까 고민 중입니다. :) 참 그래도 이래저래 생각해 보면 제가 I.A를 공부한 것은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 HCI 쪽으로 공부를 더 해볼까 하는데 기대가 됩니다. 이 분야는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댓글 11개:

  1. 와우!^^!

    UX에 대해 흥미를 갖고 간단히 아주 짧은 시간동안

    조사해본 경험이 있습니다만 아직 지식이 전 얕고

    경험해 봐야 할 많은 웹서비스 사이트는 무궁무진 한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생각이 드네요.



    웹서비스에서 사람들의 메뉴 구조 및 화면구성 나아가

    UX에 대한 생각은 제가 생각할떄 "익숙하다" 와 "편하다"

    라는 기준이 조금 애매모호다고 생각이 되네요.

    물론 익숙하다=편하다 라는 기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할떄의 기준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한번쯤 시간이 나면 언제 한번 저도 UX 방법론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네요.



    물론 개인적으론 UX가 절대 만만하거나 쉽다고느껴지는 학문이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어찌보면 심리학이란 분야와도

    1%정도는 연관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라디오스타님 끊임 없이 관심 분야에 대해 연구하시는

    모습과 좋은 글 포스팅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모든것들이 좋은 결과가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파이팅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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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블로거뉴스에 뜬 것 보고 왔네요.

    UX라는 것은 machine-human interface같은 것인가요?

    언뜻 생각 나는 게 "매킨토시 휴먼인터페이스"란 책입니다.

    (읽지는 않았고 표지만 본...^^;)



    말씀하신대로 멋지지만 영 사용하기 불편한 사이트와,

    그냥 보통이지만 망설임없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더군요.

    삼성의 휴대폰 인터페이스나 e-book인터페이스에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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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실리콘벨리 - 2009/04/19 04:54
    심리학과 1%를 휠씬 넘는 관계가 있을 것 같네요.

    심리학과 강의 들어보니 인지쪽으로 연구를 많이 하던데요...



    그리고 문화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사이트와 한국사이트, 일본사이트, 중국사이트의 디자인은 정말 많은 차이가 있는데 각국의 문화배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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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주 심심하고 못난 사이트라도 그게 디게 편리한게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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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back from: 도모의 생각
    내가 생각하는 UX에 관하여 / 저도 IA 에 관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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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도모의 생각
    내가 생각하는 UX에 관하여 / 저도 IA 에 관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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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지나가다 - 2009/04/19 08:56
    글쎄요 제 짧은 생각으로는 UX의 범주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뒷 부분에 댓글이 좀 짤린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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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띠용 - 2009/04/19 19:35
    그쵸? ^^ 아무리 이상한 사이트라 할지라도

    그냥 간과하면 안되더라구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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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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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도모의 생각
    내가 생각하는 UX에 관하여, 개인적으로 IA 에 관심이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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